한국외국어대학교는 어문학 특성화 대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인문사회계열 전공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문계열과 어문계열은 혼동되기 쉽지만, 학문적 방향과 교육 목표, 진로 경로 등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외대의 대표 전공군인 인문계열과 어문계열을 중심으로 구조적 차이와 선택 기준을 정리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인문계열과 어문계열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인문계열’과 ‘어문계열’을 같은 범주로 혼동하곤 하지만, 실제로 이 두 전공군은 교육 목표와 커리큘럼에서 뚜렷한 차이를 가진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어문계열 특화 대학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인문학, 사회과학, 정치·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이 공존하는 종합대학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어문계열’은 주로 특정 언어를 기반으로 해당 언어권의 문화, 역사, 문학, 커뮤니케이션 등을 학습하는 반면, ‘인문계열’은 언어보다는 인간 존재, 사상, 철학, 역사, 사회 등을 분석하고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영어통번역학부, 프랑스어학과, 중국어통번역학과는 어문계열로 분류되며, 언어 구사 능력과 실무 활용도를 강조한다. 반면, 철학과, 역사학과, 정보·기록학과 등은 인문계열로서 비판적 사고력, 분석력, 학문적 글쓰기 능력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된다. 외대에서는 어문계열이 비교적 취업 지향적이고 실용성이 높은 반면, 인문계열은 학문적 깊이와 연구 중심의 성격이 강한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진로 방향이나 학습 스타일에 따라 전공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 목표, 커리큘럼, 진로의 차이
한국외대 어문계열은 각 언어 전공마다 해당 국가의 문화, 정치, 사회를 함께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커리큘럼은 실용 언어 수업(말하기, 듣기, 쓰기, 통번역)을 중심으로 하되, 고급 학년으로 갈수록 지역학과 융합된 형태로 발전된다. 특히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메이저 언어 전공은 국제무역, 외교, 번역·통역, 언론 등 다양한 진로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어문계열에서는 JLPT, HSK, TOEIC, OPIc 등 각종 공인 외국어 시험과 자격증이 필수처럼 여겨지며, 커리어 설계에 있어서 외부 활동과 비교과 이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인문계열 전공은 언어 구사 능력보다는 학문적 개념을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철학과는 서양철학, 동양철학, 논리학 등을 중심으로 한 이론 중심 교육을 제공하며, 역사학과는 지역사, 사료 분석, 역사방법론 등을 다룬다. 인문계열 졸업생의 진로는 연구, 교육, 문화재 관련 기관, 공무원, 출판, 저널리즘 등으로 폭이 넓지만, 어문계열에 비해 비교적 취업과의 직접 연결성은 약할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인문계열도 복수전공, 융합전공, 현장 실습 등을 통해 실용성을 보완하고 있으며, 학문적 기반이 강한 만큼 대학원 진학이나 전문직으로의 확장이 용이하다는 강점을 가진다. 따라서 각 계열의 커리큘럼을 살펴보고, 본인의 관심사와 학습 성향, 장기적 진로 목표에 따라 선택해야 후회 없는 대학생활이 가능하다.
‘언어’냐 ‘사고’냐, 본질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인문계열과 어문계열은 학문적으로는 접점이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지향점이 다른 전공군이다. 어문계열이 ‘언어와 그 문화의 실용적 활용’에 초점을 둔다면, 인문계열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본적 이해’에 기반을 둔다. 한국외대는 이 두 계열 모두에서 우수한 커리큘럼과 교수진을 갖추고 있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게 선택만 잘 한다면 최고의 학문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취업률이나 입시 커트라인만을 기준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어떤 학문을 통해 어떤 문제를 다루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대에서의 전공 선택은 단순한 학과 배정이 아니라, 자신만의 지식 여정을 설계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